오늘 여당 상임위원장 독식 시대 열리나… 32년 만 처음

입력 2020-06-12 09:45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9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각각 원내대책회의와 6·25 전쟁 70주년 회고와 반성 정책 세미나에서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상임위원 정수 조정을 위한 특위 구성과 함께 상임위원장 배분 논의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12일 오후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시대가 사실상 열릴 수 있게 된다. 이는 87 민주화 항쟁 이후 탄생한 13대 국회에서 교섭단체 간 의석비율에 따른 상임위원장 배분 방식을 지켜온 이후 처음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상임위원을 강제 배정할 경우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실무 절차는 마무리된다. 이론적으로는 직후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까지 선출할 수 있다.

박 의장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에 원구성 협상 시한인 이날 정오까지 국회 상임위원 선임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오후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이다. 박 의장은 어떤 경우에도 2시 본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통합당은 상임위원장 협상이 끝나야 상임위원 선임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우리가 어떤 상임위원장을 맡는지 확정돼야 내부 선거를 거쳐 상임위원 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물리적으로는 통합당이 상임위원 선임안을 내지 않아도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위원을 강제 배정할 수 있다. 국회법 48조 1항은 상임위원 선임 요청 기한까지 요청이 없을 경우에는 의장이 상임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2001년에도 국회의장이 예산결산위 위원 4명을 강제 배정한 사례가 있다. 2013년에는 예결위원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결위원장이 선임되기도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