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은 “어떤 경우에도 본회의 연다”는데…원 구성 협상은 공전

입력 2020-06-11 19:39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국회 원 구성을 위한 본회의 예정일을 하루 앞둔 11일에도 대치를 이어갔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21대 국회가 개원식 전부터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예정대로 12일 본회의를 열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1시간 가까이 회동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원내대표는 12일 오후 2시 본회의가 개의될 예정이라고 당 의원들에게 공지했다. 통합당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마련된 양당 회동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박병석 국회의장. 권현구 기자

앞서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오전 박 의장 주재로 의장실에서 회동했다. 박 의장은 “21대 국회도 과거와 별다르지 않은 국회가 될 수 있겠다는 실망감이 있다”며 “서로 양보할 수 있는 안을 내서 오늘 내로 꼭 합의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경우가 있어도 내일 본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못박았다. 양당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의장이 직권으로 상임위원을 선임한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양보는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어느 상임위원장을 맡을지 알아야 당내 경선에서 위원장을 배정하고 거기에 따라 (상임위) 배정표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원은 4년 동안의 국회 운영 룰을 정하는 것이니 합의에 의해 하라는 게 국회법 취지”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상임위 위원 정수 관련 합의를 마쳤는데 상임위 명단 제출을 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시간을 끌어 협상 결과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고의적으로 시간을 지연하는 게 아니다. 어느 상임위원장을 맡는지 모르고 어떻게 상임위원을 배정할지 좀 알려달라”고 반박했다. 분위기가 악화되자 박 의장이 제지에 나섰지만 김 원내대표는 “일단 명단을 제출하고 합의를 마치면 조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박 의장은 12일 오전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양당에 요구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넘길 경우 타 상임위는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당은 상임위원장 배분을 의석수에 따라 11(민주당)대 7(통합당)로 해야 하고, 법사위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현우 이상헌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