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을 물만 먹었다… 굶주림에 극단적 선택한 13살

입력 2020-06-11 17:45
게티이미지뱅크

굶주림에 시달린 한 중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1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충남 예산에 사는 A군(13)은 지난 1일 혼자 머물던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이후 이날 오전 집을 방문한 상담사와 담임교사에게 발견돼 인근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을 구했지만 A군은 영양실조 상태이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부모의 이혼으로 아동시설에 맡겨졌다가 지난해 6월부터 외할머니와 단둘이 지냈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외할머니마저 장기간 집을 비웠고 부모와의 연락은 아예 끊어진 상황이다. 심지어 새가정을 꾸린 친모는 A군 앞으로 나오는 지원금을 모두 가로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학이 지연되면서 집에만 머물렀다고 한다. 그렇게 홀로 남은 집에서 3개월 간 물 외의 음식물을 거의 먹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는 동안 SNS에 “배가 고프다”는 내용의 글을 쓰기도 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에는 “이제 쉬고 싶다”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