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116명까지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오는 14일까지 예정된 방역 강화조치를 연장할 것인지 조만간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발생 상황과 전망, 현재 생활방역의 정착을 위한 노력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 볼 때 현재까지 진행된 노력 이상으로 더해져야 하지 않을지 내부적으로 실무 선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세가 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현재 발생 상황과 2주간 이뤄진 조치에 대한 현장에서의 실천 정도·호응도, 새롭게 등장하는 클러스터(군집) 추세, 전파경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례 비율 등을 갖고 전체적으로 내부적으로 고민과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4일 전에 좀 더 명확한 방향에 대해서는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 동안 수도권의 모든 부문에서 방역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2주간 집단감염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11일 오전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603명 중 539명(89.4%)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6월 1~11일 오전 0시 기준 확진자 426명 중에서는 412명(96.7%)이 수도권에 쏠려있다.
특히 리치웨이와 양천구 탁구장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의 고리가 교회 소모임, 콜센터,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 어르신보호센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11일 낮 12시 기준으로 리치웨이 관련 누적 확진자는 116명으로, 여기에는 예수말씀실천교회 관련 확진자 9명도 포함됐다.
양천구 탁구클럽 관련 확진자도 6명이 추가돼 총 60명으로 늘어났다. 탁구장 관련 확진자가 34명, 용인 큰나무교회 관련이 26명이다.
쿠팡물류센터와 관련해선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2명이 추가로 나와 누적 확진자는 총 146명이 됐다. 물류센터 근무자가 83명, 접촉자가 63명이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개척교회에서도 확진자의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2명이 더 양성 판정을 받아 지금까지 총 94명의 환자가 나왔다.
경기 과천시의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기무사령부)에서도 가족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관련 확진자는 총 7명이 됐다.
권 부본부장은 “치료제와 백신이 사용되기 전까지는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으로 (코로나19) 유행을 잠재워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매우 아슬아슬하고 긴장된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수도권 대형 의료기관, 종교시설 등 대규모 시설에서 감염발생이 없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평가했다.
권 부본부장은 “5월 29일 방역조치와 거리두기의 강화조치가 2주 차를 지나가고 있다”며 “수도권의 감염발생 추이 그리고 감염전파 양상이 앞으로의 대응방역 설정에 매우 중요하며 긴장감을 가지고 추적조사, 격리, 광범위한 검사를 통해서 최대한 억제토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