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한항공에 송현동 부지 매입 협의 재개 공식 요청할 것”

입력 2020-06-11 16:14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서울시는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매입과 관련해 대한항공 측의 구체적인 조건 및 요구사항을 듣고, 상호협력하여 그에 적합한 효과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재개를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시는 일부 언론에서 서울시가 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만큼 시세대로 매입한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라거나 인수의지가 있다면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게 맞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투자심사, 시의회 동의, 공유재산심의 등 관련절차 이행후 매입가를 확정해야 하므로 입찰참여를 못한 것이지 시세대로 매입하지 않거나 인수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송현동 부지매입가는 감정평가를 통해 시세대로 결정할 것이라는게 서울시의 확고한 입장이다.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부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10일 마감한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투자설명서를 받아 가거나 인수 의사를 내비치며 관심을 나타낸 곳은 15군데나 됐지만 정작 마감까지 아무도 매각 입찰 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예비 입찰 단계인 만큼 LOI를 내지 않아도 본입찰에 응할 수는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본입찰에도 선뜻 나서는 곳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의 공원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부지 보상비를 4671억원에 책정해 공고하는 등 공원화를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결정안 자문을 상정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송현동 부지 보상비로 4671억3300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는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했다. 이로 인해 연내 최소 5000억원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자본을 확충하려던 대한항공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시는 자구책 마련에 고심중인 대한항공 상황을 고려해 송현동 부지의 조기매입 및 부지가 일시지급을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금융·부동산 등 관련분야 전문가 자문뿐아니라 서울시 산하기관, 공공기관, 금융기관등과 협의를 통해 서울시 예산외의 재원조달방안등도 강구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부지매입외에도 행정·재정적으로 대한항공 자금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만한 추가지원 방안도 검토중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