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9·스위스·4위)의 노련한 플레이를 올 시즌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페더러가 불의의 무릎 부상을 당해서다.
페더러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몇 주 전 첫 번째 재활훈련을 하다 약간의 문제가 생겨 오른쪽 무릎에 관절경 시술을 받았다”며 “2017 시즌을 준비할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페더러는 2016년 호주 오픈 준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에 세트스코어 1대 3으로 패한 경기 뒤 자택에서 딸들을 목욕시키다 왼쪽 무릎 반월판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이후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채 대회에 나선 페더러는 경기를 치르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시즌 후반기를 통째로 무릎 재활에 바쳤다. US오픈, 리우데자네루 올림픽 등 큰 대회에 모두 불참하는 아픔을 겪고 독하게 재활한 페더러는 2017년엔 호주오픈과 윔블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부활했다.
이번에도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페더러는 지난 1월 호주오픈 4강에 오른 뒤 2월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중단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가 오는 8월 초 이후 재개될 경우 재활을 마친 페더러가 다시 코트에 복귀할 수 있을 거라 점쳐졌지만, 재활 과정에서 무릎에 또 다시 문제가 생긴 것. 이에 페더러는 올 시즌을 조기에 마치고 재활에 전념할 생각이다.
페더러는 “가장 높은 수준에서 뛸 수 있도록 100% 준비를 위한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팬들과 투어가 너무 그립겠지만, 2021시즌 시작 전까진 투어에 복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저대회 20승을 기록한 페더러는 19회 우승한 라파엘 나달(34·스페인·1위)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올해 메이저대회는 US오픈(8월)과 프랑스오픈(9월)이 남은 상태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아 대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나달이 페더러와의 격차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나달은 지난해 US오픈에서 4번째 우승을, 프랑스오픈에서 12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2개나 들어올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