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KF-X 개발 5천억 미납에 기술진 114명까지 떠나

입력 2020-06-11 13:38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 실물 모형이 14일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가 열린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전시돼 있다. 실물 모형이 처음 공개된 KF-X는 개발비로 8조8304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기본설계가 끝났고 현재 부품 제작 중이다. 2021년 시제 1호기가 출고되고 2022년 초도비행이 실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는 차세대 전투기(KF-X/IF-X) 개발 사업에 공동 참여 중이다. 하지만 개발 분담금 5000억원을 미납한 데 이어 기술진 114명이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 3월 첫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국에서 확산하자 서둘러 한국을 떠났다.

방위사업청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이같은 사실을 11일 알렸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00명씩 증가하고 있어 기술진의 한국 복귀 일정은 미정이다. 다만 방위사업청은 “2018년 9월과 2019년 11월 양국 대통령의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KF-X 사업 지속 참여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2700억원 상당 분담금 예산을 이미 확보해뒀다. 그런데도 미납금을 내지 않고 있다. 사업은 양국이 8조7000억원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 양산하는 것이 골자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할 계획이었기에 나쁜 거래 조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경제 사정이 어렵다며 2017년 하반기 분담금부터 지급을 미루고 있다. 올해 4월 말 기준 5002억원이 밀려있다. 또 조코위 대통령은 2018년 9월 한국을 국빈방문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KF-X 인니 분담금 중 5% 축소 등 재협상을 요구했다.

이에 한국은 개발 분담금 비율은 지키되 일부 현물로 납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은 무기 체계 도입 전략을 재검토한다며 재협상 타결을 미루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가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주문한 1400t급 잠수함 3척(1조1600억원)과 관련해서도 계약금 납입이 멈췄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