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타수 무안타 노시환, 4번 타자 역할 해낼까

입력 2020-06-11 12:46
4일 키움전에서 안타를 친 노시환. 연합뉴스

프로 2년차 내야수 노시환(20)이 4번 타자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한화 이글스의 16연패를 끊어낼 수 있을까.

한화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6차전 경기를 갖는다. 한화는 9~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롯데 전에서 각각 3대 9, 2대 12로 패하면서 구단 최다 16연패에 빠졌다. 12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까지 패한다면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악의 기록으로 남아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1985년 18연패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노시환은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이틀 연속으로 4번 타자란 막중한 책임감을 졌다. 하지만 4번 타자가 된 뒤 9~10일 합계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 기간 삼진도 2개 기록했다. 8일까지 타율이 0.230이었던 그의 시즌 타율은 0.203까지 떨어졌다.

노시환은 한화 타선의 미래로 꼽히는 선수다. 팀이 그에게 중심 타선에 서는 기회를 주는 것도 미래를 바라보고 육성하기 위해서다. 한용덕 감독이 사퇴하기 전 마지막 경기였던 7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도 노시환은 가라앉아있던 분위기 속에서 팀의 유이한 안타를 치고 주루 플레이로 득점을 만든 끈기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하지만 노시환에 너무 일찍 4번 타자란 중압감을 맡긴 게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경남고를 졸업한 노시환은 2차 1라운드 3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고졸 신인이었고, 프로 무대엔 적응이 필요했다. 지난해 노시환은 117타수 33안타 1홈런 13타점 11볼넷 72삼진으로 타율 0.186을 기록했다. 출루율 0.241, 장타율 0.260에 불과했다. 올해 성적도 크게 나아지지 않은 가운데 한화의 최다 연패 기로에 가장 큰 중책을 맞게 된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화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결국 노시환이 압박감을 이겨내고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화도 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송광민(타율 0.217) 이성열(0.226) 최진행(0.250) 등 베테랑 주축 타자들은 지난 8일 2군으로 보내졌다. 18일에야 1군으로 올라올 수 있다. 그렇다고 1군에 남은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0.180)과 외인 타자 호잉(0.223)의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한화는 11일 롯데전에서 패하면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기록한 17연패 기록과 같아진다. 12일 두산전에서 패하면 삼미의 최다 18연패 기록을 다시 쓴다. 노시환이 한화 반전의 이끄는 영웅이 될 수 있을까. 18연패 불명예까지 단 두 경기 남았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