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라이벌전 중 하나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머지사이드 더비’가 중립구장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리그 선두 리버풀은 자칫 연고지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우승을 맞을 수 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EPL 재개 시 리버풀의 첫 경기가 될 머지사이드 더비가 사우스햄튼의 홈구장인 세인트메리 스타디움에서 열릴 수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본래 경기 예정 장소인 에버턴의 홈구장 구디슨파크가 경기 당일인 22일 기준으로 방역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잉글랜드 머지사이드주의 리버풀을 연고지로 한 리버풀과 에버턴의 라이벌전이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로 1894년 처음으로 시작됐다. 객관적인 전력은 리버풀이 오랫동안 앞서왔지만 두 팀 간에 묵은 라이벌 의식이 워낙 치열하다.
디애슬레틱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경기장인 런던 웸블리 경기장과 토트넘 홋스퍼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레스터 시티의 홈구장 킹파워 스타디움도 중립구장 후보지라고 보도했다. 다만 교통여건 상 두 팀의 연고지 리버풀에서 여객기를 타고 이동하기 쉬운 사우스햄튼이 최우선 선호지로 예상된다. 최종 결정은 다음주 중에 내려질 전망이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앞서 영국 경찰은 중립구장 사용을 총 6경기 지정해 권고했다. 이 중 3경기가 리버풀의 경기다. 다만 중립구장 경기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각 구단들의 주장 때문에 이중 머지사이드 더비,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가 중립경기로 치러질 전망이다. 다만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리버풀의 조 앤더슨 시장은 원래대로 머지사이드 더비가 구디슨파크에서 열리는 걸 지지하는 입장이다.
자력 우승까지 승점 6점을 남긴 리버풀은 중립구장에서 리그 우승을 맞는 최초의 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머지사이드 더비가 중립경기장에서 개최되고 이날 리그 우승까지 확정된다면 30년 만에 리그우승을 축하해야 할 리버풀로서는 더 찝찝할 수밖에 없다. 무관중 경기도 모자라 그야말로 리그 우승 과정과 전혀 관련이 없는 ‘남의 동네’에서 우승컵을 들게 되어서다. 같은 날 경기하는 2위 맨체스터 시티가 아스널을 이긴다면 리그 우승 기회는 다음 경기로 미뤄진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