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가 우한 총영사관 업무를 재개하기로 한 미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제발 바이러스를 달고 들어오지 말라”는 네티즌의 반응을 제목으로 뽑아 보도하며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11일 미 국무부가 우한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업무 재개 방침을 의회에 통보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네티즌들의 글을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총영사관 업무재개 소식에 중국 네티즌들은 “환영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미국인들은 중국에 오기 전에 우선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하고, 우한에 도착한 뒤에는 다시 2주간 집중 격리하기를 바란다. 절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에 가지고 와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우한은 아주 힘들게 정상질서를 회복했는데, 미국인들은 바이러스를 다시 돌려보내려고 하느냐. 필요 없다. 미국 스스로 바이러스를 퇴치한 뒤에 들어오라”고 주장했다.
우한 주재 미국 총영사관은 오는 22일 업무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주중 미국 대사관측은 밝혔다.
앞서 미 국무부는 중국이 1월 23일 우한 봉쇄조치를 취하자 다음 날 총영사관 운영을 임시 중단한 데 이어 28일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과 총영사관 직원들을 철수시킨 뒤 총영사관을 폐쇄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선제적인 철수와 총영사관 폐쇄에 대해 “과도한 조치‘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후 영국 일본 프랑스 등 각국의 ‘대탈출’ 행렬이 이어졌다.
환구시보는 또 코로나19와 홍콩 국가보안법 등을 이유로 연일 대중국 비난 공세를 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독설을 쏟아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은 하루라도 중국을 욕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며 “중국에 대항하는 마약에 중독된 것 같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위협론을 주장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에 제재를 가하고 위협과 제재의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은 미국”이라며 “제재 외에 미국이 한 것이 무엇인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을 향해 전면적인 전략적 압박을 가하는 것은 완전히 정치적 사심에 의한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은 젖먹던 힘까지 짜내 반중(反中)동맹을 만들려 하지만 이런 노력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