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에 목이 묶인 채 발코니에서 이틀간 생활했고 밥도 하루 한 끼 밖에 안 줬어요.”
경남 창녕 9세 여아의 목숨건 탈출 이른바 ‘창녕 프라이팬 학대’ 사건으로 알려진 창녕 9세 학대 여아 A양이 집을 탈출한 이유다. A양은 지난달 29일 발코니 문을 넘어 옆집을 통해 자기 집을 탈출했다.
11일 경남지방경찰청과 창녕경찰서에 따르면 A양의 계부와 친모는 총 9개의 학대를 저질렀다. 계부는 프라이팬으로 손 지지거나 쇠막대기로 때리는 방식으로 단독 학대했다. 친모는 글루건으로 발등에 화상 입혔고 달군 쇠젓가락으로 발바닥을 지지는 등 3건의 학대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부가 함께 있을 때도 A양에 대한 학대는 계속됐다. 부부는 A양을 실내로 나오지 못하도록 발코니에 가둔 뒤 쇠사슬로 목을 묶고 자물쇠 채우는 등 학대를 하고 욕조에 물을 받아 숨을 못 쉬도록 머리를 누르는 등 4건의 학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전날 이 집을 압수수색해 자물쇠, 프라이팬, 글루건, 쇠막대기, 효자손 등 학대 도구를 압수했다.
경찰 아이의 진술을 종합하면 학대는 3~4년 전부터 혼날 때 맞았다고 진술했지만, 집중적인 학대는 창녕으로 이사 온 지난 1월 이후로 파악됐다.
A양은 “부모가 평소에는 쇠사슬로 된 목줄에 묶어뒀다가 청소나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할 때 풀어줬다. 부모가 자주 밥을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진술했다. 또 “집에 있는 몽둥이 같은 것으로 맞았다”며 “욕실에서 물에 머리를 잠기게 해 숨을 못 쉬게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최근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빈혈증세가 나타나 수혈을 받았다.
한편 A양은 지난달 29일 머리에서는 피가 났고 손에는 심한 물집이 잡히는 등 온몸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맨발로 경남 창녕의 거리를 배회하다 시민 신고로 경찰에 구조됐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후 아동보호기관이 법원에 신청한 ‘임시 보호 명령’에 따라 해당 9세 여아 외 자녀 3명을 보호시설로 보내는 명령 받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계부와 친모가 자해소동을 벌여 현재 이들은 병원에 응급 입원 조처됐다. 경찰은 애초 이날 이들을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응급입원해 있어 조사는 불투명하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