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님의 이동경로가 확진자 동선과 중복되니 확인해보세요.”
올 연말부터 개인별로 최적화된 맞춤 교통정보를 앱을 통해 실시간 받아볼 수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서울시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개인의 통행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발·실증을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실증을 거쳐 올 연말 ‘마이데이터 앱’(가칭)을 출시해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본격화한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중교통 탑승, 자전거나 킥보드 등 공유 교통수단 이용 같이 여러 기관과 기업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통행·이동 궤적 데이터를 통해 AI가 실시간 맞춤경로를 찾아낸다. 실시간으로 예측되는 교통, 통행, 날씨 등 정보도 반영돼 이동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령 빨리 가는 것보다 한적한 걸 선호하는 이용자에게는 혼잡도가 덜 한 경로를, 버스보다 지하철을 선호하는 이용자에게는 지하철 중심 경로를, 걷기를 선호하는 이용자에게는 걷기 편한 경로를 각각 안내하는 방식이다. 돌발집회 등 혼잡위험지역 안내서비스, 대중교통 혼잡도 등도 안내해 이용시간 및 이용수단 변경을 통한 수요 분산을 유도할 예정이다.
민간기업의 서비스와도 결합해 쿠폰, 할인, 포인트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된다. 특히 감염병과 공존이 불가피한 시대에 더 안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확진자 이동동선 데이터와 비교·분석을 통해 내 이동 경로와 겹칠 경우 사후 안내를 통해 신속하게 확인 할 수 있게 된다.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도 강화된다. 저상버스를 타야하는 휠체어 이용자가 혼잡버스, 혼잡시간을 피해 자신이 원하는 정류소에서 탑승예약을 할 수 있는 예약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밖에 서울시가 그동안 축적해온 버스 노선별 운행데이터에 AI기술을 적용, 10분 단위 통행시간(노선별·정류장별)과 버스 내부 혼잡도 등 정보도 제공한다.
서울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0년 마이데이터 실증서비스 지원사업’에 서울시 등 총 8개 사업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는 신용카드 사용내역, 통신료 납부내역 등 개인이 보유한 다양한 개인정보를 한 곳에 모으거나 이동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개인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개인은 각 기업과 기관에 흩어져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하고 이 정보를 업체 등에 제공해 시간, 장소, 상황 등에 맞춰 시시각각 변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컨소시엄엔 서울시와 한국교통연구원, BC카드, KST모빌리티, 코리아크레딧뷰로, 네이앤컴퍼니, 유아이네트웍스가 참여한다. 다양한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사업자 주도형’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시민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서울시와 유아이네트웍스는 My Data 플랫폼 구축 및 운영 역할을 수행하며, BC카드, KST모빌리티, 네이앤컴퍼니는 데이터제공기관, 한국교통연구원, 코리아크레딧뷰로는 데이터 활용기관으로 참여한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3년 간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완성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마이데이터 전용 앱을 개발·출시하고 코로나19 확진자 중복경로 등 ‘안심이용’ 서비스부터 시작한다. 2021년에는 공유킥보드, 주차장, 대리운전 등 다양한 민간서비스와 결합하고 쿠폰·할인 등 혜택도 도입한다. 2022년에는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누구나 데이터를 이용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환경을 조성한다. 아울러 민간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마이데이터 정보의 결합을 통해 ‘코로나 진단검사 지원 택시 이동 서비스’ ‘대중교통 리워드’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KST 모빌리티에서는 마이데이터 가입자들을 위해 방호벽, 공기청정기 등 상시방역 체계를 갖춘 전용 안심택시를 운영해 코로나 진단 검사소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코로나 진단검사 지원 택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중교통 이용 실적을 반영한 신용등급을 향상 시키는 서비스, 데이터 판매 수익 환원 서비스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마이데이터 실증사업을 통해 스타트업, 소기업 등이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게 종속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데이터를 이용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교통허브 생태계를 조성해 시민에게 더 많은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뉴노멀 시대에 맞는 친환경 스마트모빌리티 구축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