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文대통령, 더 낮은 자세로 하산 준비해야”

입력 2020-06-11 10:24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겨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무리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낮은 자세로 하산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원전폐기와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육성 정책을 성토하면서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홍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자고 나면 지난 정권을 비난하면서 국가 기간 시설 파괴에 앞장서던 문 정권이 이제 양산으로 퇴임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고 지난 세월의 고난을 다시 느끼게 된다”고 적었다.

홍 의원은 원전폐기, 태양광 사업 등 에너지 정책을 언급하며 “판도라 영화 한 편에 세계 최고의 원전 산업이 몰락하고 어설픈 정책으로 국민 세금 빼먹기에 혈안이 돼 전국 농지, 산하에 태양광 설치하고”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 언급한 판도라는 2016년 12월 개봉한 한국 영화로, 원자력 폭발 사고 등으로 한반도가 일대 혼란에 휩싸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홍 의원은 4대강 사업의 진면목을 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대한민국에 수재 의연금 모금이 있었느냐”며 “해마다 여름 장마철 홍수 피해로 방송사들이 수재 의연금을 모금했던 그 시절을 있었느냐. 해마다 가뭄으로 인한 수십조원의 농작물 피해가 지금 있기나 하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어릴 때 낙동강가에 살며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휩쓸고 가는 황토물 수마의 공포에 우리 가족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며 “그러나 안동댐이 생긴 뒤 수질은 다소 나빠졌으나 홍수 공포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등산은 하산이 더 위험하다. 겸손하고 주의하지 않으면 사고는 언제나 하산할 때 발생하고 정권도 마찬가지”라며 “무리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더 낮은 자세로 하산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