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편향된 질문, 왜곡된 표본…거짓 조사”
CNN에 조사 철회·사과·해명 요구 ‘법적 위협’
CNN “말도 안돼…여론조사로 위협, 40년 역사상 처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CNN방송이 여론조사를 가지고 또다시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는 10일(현지시간) CNN방송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큰 격차로 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거짓 여론조사’라고 주장하면서 CNN방송에 사과를 요구했다.
여론조사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CNN이 요구를 거부할 경우 법적 위협도 경고했다.
이에 대해 CNN은 “우리 여론조사를 지지한다”면서 트럼프 재선 캠프의 요구를 일축했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이날 제나 엘리스 선임 법률고문과 마이클 글래스너 최고운영책임자 명의로 CNN 제프 저커 회장에 보낸 편지에서 “CNN의 여론조사는 편향된 질문들과 왜곡된 조사 표본을 통해 미국 유권자들을 오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가 문제 삼는 여론조사는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 미국 성인 1259명을 대상으로 지난 2∼5일 실시해 8일 공개한 것이다.
이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55%의 지지율을 얻으며 41%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14% 포인트 차로 눌렀다. 이 여론조사가 실시됐던 시점이 흑인 사망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졌을 때라 항의 시위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여론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의 여론조사가 공개된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CNN 여론조사는 그들의 보도만큼 가짜”라고 비난했다.
이제는 트럼프 캠프까지 나선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이것(CNN 여론조사)은 유권자들을 억압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열정을 억누르기 위한 거짓된 여론조사”라면서 “미국 전역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제 지지에 관련해 잘못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캠프는 그러면서 CNN에 여론조사 결과의 철회와 완전한 사과, 오도된 결과를 바로잡는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비질란테 CNN 부사장 겸 법률고문은 “트럼프 캠프의 주장과 요구는 전적으로 기각된다”면서 “미국 정치인이나 선거 캠프가 CNN 여론조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법적 위협을 가한 것은 CNN 40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질란테 부사장은 “언론에 대한 법적 위협은 베네수엘라와 같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에 대한 존중이 없는 정권을 가진 나라들에서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에 14% 포인트나 뒤진 CNN 여론조사가 나온 뒤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CNN은 “다른 언론들의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이 트럼프에 크게 앞서고 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