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윤영찬 겨냥해 “문 대통령, 참모는 잘못 두신 듯”

입력 2020-06-11 09:12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문재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라는 발언을 놓고 전직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격돌했다. 진 전 교수는 윤 의원을 두고 “문 대통령이 참모는 좀 잘못 두신 것 같다”고 혹평했다.

앞서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진 전 교수의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이라며 문 대통령이 원고를 고치는 모습과 수정된 원고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윤 의원은 “보지 않은 사실을 상상하는 건 진중권씨의 자유입니다만 확신하고 남 앞에서 떠들면 뇌피셜이 된다. 꼭 참고하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 말을 앵무새처럼 남의 글을 그대로 읽는다는 뜻으로 이해한 모양”이라며 “원고 교정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다. ‘내 식구 철학’과 ‘양념’ 발언 빼면 기억나는 게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문을 보면 치열한 고민의 흔적, 평생에 걸쳐 형성해온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시대정신이 담겨있다”며 “문 대통령의 연설엔 빠져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직 참모들이 일제히 반박에 나선 것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친구는 참 잘 두셨는데, 참모는 좀”이라고 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전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주최로 열린 ‘온(on) 국민 공부방’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요즘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문을 보는데 이분은 정말 참 많은 고민을 했다는 걸 느끼는데 문 대통령을 보면 그게 없다”면서 “친문, 폐족들이 노무현 팔아먹고 있는 걸 웬만한 자기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막았을 거다. 그런데 그분한테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의 공격 이후 윤 의원은 잠을 이루지 못한 듯 11일 새벽 진 전 교수에게 당해 문 대통령과 지지자들에게 누를 끼쳤다며 “죄송합니다”라고 남겼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문재인 대통령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며 한자 한자 치열했던 대통령의 모습을 정확히 기억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진중권씨의 관심 전략에 넘어간 듯하다”며 괜히 자신이 문 대통령이 원고를 수정하는 사진을 공개해, 진 전 교수의 어그로(관심 끌기)에 좋은 먹잇감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