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차명진 옹호’ 이경전 교수 여의도연구원장 제안 철회

입력 2020-06-11 08:47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인공지능(AI) 전문가 이경전 경희대 교수를 영입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이 교수가 4·15 총선 기간 페이스북에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텐트 막말’을 옹호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교수가 그런 글을 올렸는지 나는 전혀 몰랐다. 본인에게 없던 것으로 하자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가) 그쪽(AI) 전문가라는 것만은 내가 알고 있기 때문에 제안하게 된 것”이라며 “그런 분야 사람을 찾다보니까 그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지 (검증에) 혼선 같은 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통합당 내부에선 “그런 발언을 한 사람을 우리가 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지난 4월 페이스북에 차 전 의원이 후보자 토론회에서 언급한 ‘세월호 ○○○’ 기사를 공유하며 “세월호 막말을 한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그 막말이 무엇에 관한 것이었는가를 아는 것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유가족 텐트 속 ○○○를 몰랐던 국민들이 오히려 차명진이 막말을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도 “세월호 유가족 텐트 ○○○ 사건은 분노해야 할 일이지 조롱해야 할 일이 아니다. 어떻게 아이들이 죽은 것을 추모하고 투쟁한다는 자리에서 ○○○를 하고 그러느냐"고까지 했다. 당시는 김 위원장이 차 전 의원 등 후보들의 잇따른 막말 논란에 공식 사과를 했던 시기였다.


이 교수는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뉴시스에 “선거에서 안 하는 게 나은 바보 같은 발언이나 이것을 막말로 해서 완전 무슨 패륜적인(양 몰아갔다)”며 “패륜 행동을 한 것은 저쪽 세월호 유가족 일부”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양쪽 다 꾸짖은 것이다. 차명진의 잘못도 꾸짖고 그것을 막말로 몰아가는 것도 꾸짖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게 왜 막말인지 모르겠다. (○○○이) 있었던 (일이고) 틀린 말이 아니잖나”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러한 발언의 파장과 관련해서는 “(상황을) 보자. 아직 (여연 원장직을) 결정도 안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는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국제인공지능학회(AAAI)에서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 등을 세 차례 수상한 AI 전문가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