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에 비판 목소리를 내던 고(故) 심미자 할머니의 장례식 영상이 13년 만에 공개된 가운데, 정대협과 정의연을 이끌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2월 27일 작고한 심 할머니의 장례식 영상을 주간조선이 입수해 11일 공개했다. 영상은 총 17분으로 심 할머니에 대한 간략한 약력과 함께 장례식장 조문 행렬, 화장터로 이동하는 모습 등을 담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당시 위안부 피해 지원에 앞장섰던 정대협과 정부 인사는 단 한 명도 장례식장을 찾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여성가족부가 화환을 보냈을 뿐, 윤미향 당시 정대협 상임대표를 비롯한 정대협 관계자들은 얼굴도 보이지 않고 화환조차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장례식장엔 심 할머니의 양아들과 그의 가족, 무궁화회 부회장, 심 할머니의 활동을 지원했던 경기도 광주의 한 교회 신도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관계자들만이 자리했다고 한다. 장례식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의 화장터까지 동행한 이들은 30여명이 채 안됐다.
심 할머니는 2000년대 초반 위안부 피해 할머니 33인으로 구성된 세계평화무궁화회를 조직해 이 단체 회장을 맡으며 정대협 활동에 반기를 들어왔다. 2004년에는 정대협과 대한불교 조계종 나눔의 집을 상대로 ‘모금행위 및 시위동원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위안부 모금 관련 문제를 최초로 제기하기도 했다.
생전 심 할머니는 손수 적은 일기장을 통해 “정대협의 이해관계에 따라 진짜 위안부를 가짜라 하면서 인신공격까지 하는 나쁜 집단이다”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의 피를 빨아 먹는 거머리다. 대사관 앞에서 되모(데모)하는 것을 정대협 먹고살기 위해서 되모하고 있다” “윤미양(윤미향)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돈으로 이동(이용)하고 있다” 등의 내용을 폭로한 바 있다.
윤미향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입장을 표명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가해국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도 못 받고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영령에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의연은 2016년 정대협 시절 건립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 위령비 ‘대지의 눈’에 심 할머니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