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에 폭행당한 한인 노인… 손녀 “서로 미워하지 말자”

입력 2020-06-11 06:40
폭행을 당한 한인 노인의 손녀가 게재한 사진. '메도' 트위터 캡처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이 흑인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한인의 손녀가 “이번 일로 한인과 흑인간 대결을 조장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9일(현지시간) 피해자의 손녀(아이디 meadow)는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이 이번 일을 아시아계와 흑인의 대결로 바꾸려 하고 있다”며 “제발 모두가 서로를 미워하는 것을 중단해달라”고 말했다.

한인 노인에 대한 폭행 사건은 손녀가 폭행을 당한 할아버지의 사진을 SNS에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손녀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의 할아버지가 로스앤젤레스(LA) 인근의 리알토 지역 버스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이나 바이러스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당했다”고 전했다.

이후 손녀는 트위터에 다시 글을 올려 “내가 인종 전쟁을 촉발했다는 주장으로 현재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내가 한인과 흑인간 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의붓어머니가 흑인이고,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에도 동참했다면서 “내가 어제 올린 글은 인종차별이 곳곳에 있다는 점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손녀는 자신이 전날 올린 트위터 글과 할아버지 사진도 삭제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관련 뉴스매체인 넥스트샤크에 따르면 리알토 경찰은 피해자인 한인 할아버지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가 검은색 후드 티에 흰색 바지를 입은 흑인 남성으로 추정된다”며 “사건이 버스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며 범인이 버스를 기다리던 한인 할아버지를 뒤에서 밀친 것”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