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생명 가치, 고작 20달러” 눈물터진 플로이드 동생

입력 2020-06-11 05:34
청문회 증언 도중 눈물 터뜨린 플로이드 동생. 오른쪽 사진은 경찰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EPA, AP연합뉴스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가 “형이 20달러 때문에 죽은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10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필로니스는 이날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전 배포한 모두발언과 증언을 통해 “흑인 생명의 가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20달러라고? 지금은 2020년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형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담배를 사려고 20달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편의점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무릎에 목이 9분가량 짓눌려 사망했다.

필로니스는 “동영상으로 찍힌 당시 화면에서 형 조지가 자신의 목을 누르던 경찰을 향해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 존칭인 ‘서(sir)’라고 불렀다”며 “그는 반격하지 않았고 모든 경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어 의원들을 향해 “형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확실히 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며 “나는 고통에 지쳤다. 그것을 멈춰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필로니스는 “조지는 도움을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 제발 나와 우리 가족의 외침, 전 세계 거리에서 울리는 외침에 귀를 기울여 달라”며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호소했다. 청문회 답변 도중 여러 차례 눈물을 삼키던 필로니스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플로이드 장례식 다음 날 열린 이날 청문회는 민주당이 발의한 경찰개혁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민주당은 경찰의 면책특권 제한, 목조르기 금지, 치명적 무기 사용 제한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담은 이 법안을 이달 중 하원에서 처리한 뒤 상원으로 넘길 계획이다.

민주당 소속인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진정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캐런 배스 의원은 “이 비극은 심대한 변화의 촉매제이기 때문에 조지라는 이름은 역사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에선 현재 팀 스콧 상원 의원이 법안 마련을 맡고 있다. 그는 전날 경찰의 보디 카메라 예산 확대, 물리력 사용 사건의 보고 강화 등 10개항의 초안을 작성해 백악관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