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구하러 왔다” 가봉 해적 피랍 50대 선원 무사 귀환

입력 2020-06-10 17:44
서아프리카 해상에서 해적 세력에 납치됐다 풀려난 50대 한국인 남성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로 귀국하고 있다. 이하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해상에서 해적에 납치됐던 한국인 1명이 피랍 37일 만에 무사히 풀려나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가봉 인근 해상에서 해적에 납치됐다가 지난 8일(현지시간) 석방된 50대 남성 김모씨가 10일 오후 3시5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검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어깨에 진녹색 가방을 메고 흰색 마스크를 쓴 채 외교부 직원 2명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섰다.

김씨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함께 피랍됐던) 세네갈과 인도네시아인들도 한국 외교관만이 저를 위해 왔다는 것에 대해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다만 피랍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다음에 말하겠다”고 답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씨의 건강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였다. 앞서 석방 후 김씨는 주나이지리아 한국대사관이 마련한 장소에서 안전하게 보호를 받다가 항공편이 마련되는대로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인과 함께 납치됐던 세네갈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동료 5명도 같은 날 석방돼 나이지리아 주재 각국 대사관 측에 인계됐다.



앞서 지난달 3일 오전 4시40분쯤 서아프리카 가봉 리브르빌 인근 산타 클라라 연안에서 새우잡이 조업 중이던 세네갈 선적 아메르지(Amerger) 2호와 7호 등 선박 2척이 납치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해적들은 이들 선박을 납치한 뒤 선원 18명을 태우고 북쪽으로 항해하다가 12명을 선별해 석방하고 김씨 등 6명을 억류한 채 선사와 협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부는 현장대책반을 설치해 24시간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가봉 해역을 포함한 기니만(灣)은 해적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난해 12월에도 어선 여러 척이 공격받는 과정에서 중국인 선원 4명이 억류되고 가봉인 선장 1명이 살해됐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