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겸 사장이 10조엔(110조원) 규모 투자펀드 회사인 ‘비전펀드’ 운영사 임직원 15%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들어섰다. 같은 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망 스타트업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1750억원 베팅을 선언해 대조를 이룬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펀드 운용 실적이 악화됐고 신규 투자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비전펀드 운영회사의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둔 운영회사 임직원 500명 중 15%를 정리할 방침이다. 비전펀드 운영사는 재일교포 3세인 손 회장이 그룹의 벤처 투자 역량을 키우기 위해 2017년 5월 출범시켰다.
비전펀드는 지난해 3월 한때 투자 기업들의 가치가 상승해 막대한 순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이후 투자업체의 경영 악화 사례가 속출했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소프트뱅크그룹 전체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부상했다. 2018사업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1조4111억엔 순이익을 올렸던 소프트뱅크그룹이 2019년사업연도에는 9615억엔 순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1981년 창사 이후 최악의 경영실적이다.
같은 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망 스타트업이 인력을 채용할 인건비를 지원하기 위해 1750억원을 사용키로 해 대조를 이룬다. 스타트업 기술인력 1만명 인건비 500억원을 지원하는데 기업 규모에 따라 3명에서 7명까지 5개월간 1명당 총 5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유망 스타트업 100개사에 각 1억원 성장촉진 종합 패키지도 지원한다. 1150억원 스타트업 전용 펀드를 구성해 8월 100개 유망 스타트업에 총 150억원을 선제 투자한다. 12월에는 투자 규모를 각사당 1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
박 시장은 “지난 8년간 서울시의 투자로 서울의 창업생태계가 주목받는 시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다”며 “창업 생태계가 후퇴하지 않고 위기를 이길 수 있도록 과감하게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