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를 중심으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콜센터 등 확진자의 직장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확진자 중 고령자·중증 환자 비율도 급증하면서 수도권 감염 양상이 더욱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가 50명 늘어 1만190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 중 가장 규모가 큰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이날까지 93명이었다. 확진자 중 직접 방문자가 36명, 접촉자가 57명으로 파악됐다.
리치웨이발 감염은 다른 집단감염 사태와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SJ 투자회사 콜센터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직원은 역학조사 결과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센터 관련 확진자 8명은 리치웨이 관련으로 재분류됐다.
리치웨이발 집단감염이 일파만파 커진 것은 이 업체를 방문했던 이들이 각자 직장에서 연쇄 감염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리치웨이를 방문했던 사람들이 본인들의 직장에 전파를 시켜준 경우가 명성하우징(강남구)이 5명,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인 NBS파트너스(경기도 성남)가 6명 정도 보고됐다”며 “그밖에 SK브로드밴드(동작구)나 여러 가지 확진자들의 직장을 통한 2차 전파 사례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집단이 또 다른 집단의 감염을 초래한 경우는 양천구 탁구장도 마찬가지였다. 탁구장을 다녀간 이들 중 확진자가 28명이 발생했고, 확진자가 다녀간 경기도 용인의 큰나무교회에서도 26명이 감염됐다. 이외에 탁구장을 다녀간 강남대성학원 조리보조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학생·강사 등 471명이 진단검사를 받았으나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리치웨이발 감염 확진자의 절반가량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자였다.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 85명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환자는 46명(54.1%)이었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는 92명 중 29명(31.5%)이 노인이었다. 이들 감염사례를 포함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중 고령자는 26.6%에 달했다. 지난달 초(5월 3~9일) 65세 이상의 비율이 5.0%였던 것과 비교하면 5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고령 환자 중 사망자도 3명이나 발생했다.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1명, 쿠팡 물류센터 관련 1명, 행복한 요양원 관련 1명이 사망했다. 위중한 상태인 환자는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3명,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1명, 쿠팡 물류센터 관련 1명, 행복한 요양원 관련 1명 등 6명이었다. 중증인 환자도 쿠팡 물류센터 관련 3명,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1명, 리치웨이 관련 1명 등 9명이었다.
정은경 본부장은 “어르신들은 당분간 밀폐된 장소를 방문하거나 사람들 간의 모임을 하는 것을 피하고, 종교활동도 가능하면 온라인 등 비대면으로 안전하게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