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없는 만37세 이하 여자들 싹 다 징집하면 어떨까요?”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지난 9일 올라온 글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 없는 여성들이 군대에 가면 출산율이 높아지고 취업 시장도 나아질 것이란 주장이 담겼습니다.
작성자는 “남자는 38세부터 고령으로 군 면제가 된다. 여자도 마찬가지로 38세 이후에 고령으로 면제해주고 그 아래는 아기를 안 가졌다면 20대 초반 남자처럼 징병하자”고 말했습니다.
다만 신체 등급과 나이,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사회복무요원이나 상근으로 복무할 기회도 주자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병사 수요가 그리 크지 않은데 장애인복지관, 노인요양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은 언제나 인력이 부족하다. 이런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작성자는 “직장을 다니는 여자들도 사측에서 2년간 군 복무 후 확실하게 복직을 시켜준다면 못할 것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아이 있는’ 여성들을 징병에서 제외하자고 한 이유를 작성자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할뿐더러, 여성 징병 과도기에 이 나라의 재생산에 기여한 여자들을 인정해주자는 취지”라며 “아이 안 낳았다고 군대에 끌려가는 건 전혀 억울한 일이 아니다. 남자의 90% 이상은 수십 년째 군대로 끌려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성자는 여성 군 복무 문제를 감정적으로만 보진 않았습니다.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는데요.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과 취업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점을 언급했죠.
그는 “직장에 다니는 여자들이 군대에 가면 휴직을 하니까 구인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미취업 여자는 군 복무를 해야 하니 구직자 수도 줄어든다”며 취업난이 가장 심각한 시기인 지금 여성 징병제를 고려해보자고 주장했습니다.
이 글엔 10일 현재 약 900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작성자 주장이 일리 있다는 입장과 그리 건설적인 논의가 아니라는 의견으로 나뉘었습니다.
작성자 생각에 공감한 어느 네티즌은 “합리적이다. 남녀 모두 군대에 가게 하고, 군 가산점 제도를 보완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편에서는 출산과 국방의 의무를 함께 엮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군 복무의 성평등 문제는 그것대로, 출산과 육아의 성평등 문제는 또 그것대로 해결해야 한다. 출산은 부부의 자유이자 여성의 선택인데 이를 국가적 의무와 결부시키긴 어렵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제도의 현실성에 의문을 드러내는 댓글도 다수 있습니다. “요즘 공익도 자리 없다고 늦게 가던데, 여자 공익까지 받을 수 있을까요? 또 여군까지 수용할 예산과 시설비도 충당 가능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군 복무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계속되는 논쟁거리 중 하나인데요. 의견이 무척이나 분분한 만큼 뾰족한 답을 찾긴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논의를 계속해야 더 나은 방향을 찾아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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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