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이 ‘도심 공동화 주범’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공산이 커졌다.
오는 2025년까지 역 부지를 남북 방향으로 관통하는 간선 도로가 뚫리고 기존 차량정비기지 복합개발이 이뤄지면 광주역은 화려한 옛 명성을 되찾게 된다.
광주시는 “2018년 정부가 공모한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광주역 일대가 향후 몇 년간 크게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1단계 도시재생에 이어 2단계 복합개발에 민자유치 7493억원, 국비와 시비 500억원, 부처간 협업 사업비 2163억원 등 1조15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광주역이 교통·물류·청년창업의 구심점으로 성공적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350억원을 투입하는 스테이션G(창업중소벤처기업 입주·보육공간)은 내년 상반기 착공된다. 68억원을 들이는 문화광장 조성사업도 설계를 마치고 최근 공사에 들어가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광주역 부지를 관통해 역 건물 앞쪽 동구와 뒤쪽 북구를 곧장 연결하는 폭 35m 길이 250m 왕복 6차로의 간선 도로다.
시는 이 도로가 뚫리면 50여년 간 도심 한 복판을 차지한 철도시설로 인해 단절됐던 광주 동·남부와 북부권의 교통 흐름이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상권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남구와 북구를 넘나드는 광주시민들은 매번 광주역 부지를 돌아 오가야 하는 경제적 시간적 불편을 그동안 감수해왔다.
이로 인해 1969년 7월 대인동 동부소방서에서 중흥동으로 옮겨온 광주역은 수년전부터 관문역할에도 불구하고 도심 곳곳을 지나는 철로와 더불어 교통·물류에 오히려 장애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더구나 2015년 4월 KTX 정차역이 광주송정역으로 단일화되면서 광주역은 현재 하루 평균 이용객은 1000여명도 되지 않아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
유동인구 감소로 매출이 급격히 줄면서 주변 상가에 빈 점포가 늘어나는 등 일대는 속속 슬럼화되고 있다.
전용 면적 20만여㎡에 달하는 광주역이 50여년 만에 핵심 교통시설에서 도시발전의 걸림돌로 쇠락하게 된 것이다.
광주시는 도시재생에 이은 복합개발과 공공기관 이전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본적 도시재생에 복합개발을 추진하고 공공기관까지 새로 옮겨올 경우 KTX가 떠나면서 기능이 저하된 광주역이 단순한 철도교통 시설에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갖춘 청년창업 요람이자 업무지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시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광주역 차량정비시설 등의 이전절차에 대한 협의를 마치는 대로 내년 상반기 복합개발 민간사업자 공모에 들어간다.
2023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시는 상권 침체와 도심 공동화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광주역 일대를 복합개발해 새로운 부도심으로 자리잡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역을 경유하는 광주 지하철 2호선 1구간이 오는 2023년 개통되고 일명 ‘달빛철도’로 불리는 광주~대구 내륙철도 건설사업이 지난해 말 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과한 것도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시는 여기에 오는 2025년 완공예정인 광주~순천 구간 고속전철화 사업까지 더해지면 광주역이 교통과 물류, 유통의 중심지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따금 논의되는 광주시교육청 등 공공기관 이전은 덤이다.
시는 지난해 4월 착구한 복합개발 기본구상 용역에 따라 민간투자 등 구체적 로드캡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도심을 단절시켜 지역발전을 막아온 광주역 일대가 획기적으로 달라지면 상권형성에도 ‘효자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