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쏟아지는 이 마당에 육군 홍보 뮤지컬을 강행하겠다는 건가요? 육군에서 얼마나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기는지 잘 알게 됐네요. 보건당국에서 방역에 이렇게나 힘쓰고 있는데 이 시국에 군 장병이 동원되는 뮤지컬이라니” -네티즌-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귀환’의 주 관객층은 학생과 팬들, 군 장병 단체로 예상되며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티켓 대행 구조상 해외에서 유입될 극성 외국인 관객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육군 측이 6·25전쟁 70주년 기념 창작 뮤지컬 ‘귀환’ 공연 강행을 예고하자 국회에 이어 팬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뮤지컬 ‘귀환’ 공연이 16일 개막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온라인상에는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 군 장병을 동원하는 뮤지컬 강행이 말이 되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공연계가 기지개를 켜는 상황이긴 하지만, 군부대 특성상 군 장병이 출연하는 공연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부대는 단체 생활을 하고 있어 밀접 접촉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에서 몰릴 관객도 문제다. 해당 뮤지컬에는 육군에 입대한 한류스타 엑소의 디오·시우민, 워너원의 윤지성, FT아일랜드의 이홍기 등 아이돌 그룹 멤버가 대거 출연한다. 따라서 외국인 팬덤이 대거 입국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SNS상에서 일본인들이 ‘귀환’의 티켓을 판매하면서 관람을 독려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당 게시물을 공유한 네티즌은 “일본인 (단체 입국)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 관객 안전을 책임질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류 스타 군 장병이 출연하는 ‘귀환’ 공연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공연이 예정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공연장은 그의 지역구에 있다. 김 의원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다시 50명에 육박하면서 지역사회 집단 감염 우려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며 “절체절명의 비상시국에 국방부가 나서서 군 장병을 동원한 대규모 공연을 강행한다니 답답함을 넘어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 관객층은 학생과 팬들, 군 장병 단체로 예상되며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티켓 대행 구조상 해외에서 유입될 극성 외국인 관객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라며 “육군본부 측은 관객석 지그재그 앉기, 자가문진표 작성, 마스크 착용 권고 등 ‘눈 가리고 아웅’식의 요식행위만으로 대비하겠다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인원이 밀집된 밀폐된 공간에서 코로나 확진이 발생하게 되면 감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며 “공연 두세 시간 전부터 많은 관람객이 티켓 수령 등을 위해 밀집된 상태로 대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에 따르면 많은 국민이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행사를 해당 공연을 취소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국방부는 “(해외 유입 외국인 관객 관련) 공연 제작사는 티켓 판매사의 글로벌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1인 1매의 티켓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해외 외국인은 티켓 구매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연장 입장시 신분증(외국인의 경우 비자)과 모바일 문진표 확인, 객석 입장시 신분증과 모바일 문진표, 티켓 확인을 통해 티켓 대행 구매 또는 2주간 격리기간을 미준수한 외국인의 입장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육군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개막을 수도권 지역 강화된 방역조치가 종료되는 16일로 계획하고 있으나 정부의 추가 지침에 따라 언제든지 공연을 중단 또는 연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