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여전히 목마르다… 기업대출 5월 기준 사상 최대 증가

입력 2020-06-10 15:1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다소 진정세를 보인 5월에도 기업대출은 같은 달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올해 5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은 전달보다 16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4월(27조9000억원)과 3월(18조7000억원)에 이어 2009년 6월 통계 작성 이래 3번째로 많은 증가액이다. 5월 기준으로는 어느 해보다 크게 늘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본격화한 지난 3, 4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기업들은 심한 ‘현금 갈증’에 시달렸다는 얘기다.

대기업 대출은 지난달 2조7000억원 늘어 5월 기준으로 2012년(3조2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11조2000억원 늘었던 4월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 수요가 약해지고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달 13조3000원 늘며 4월(16조6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5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기도 하다. 중소법인·개인사업자의 운전자금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와 은행의 금융 지원이 이뤄진 결과다.

지난달 가계대출은 전월(4조9000억원)과 비슷한 5조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 수요 둔화로 전달 대비 증가액이 4월 4조9000억원에서 지난달 3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지난달 1조2000억원 늘며 증가로 전환했다. 4월에는 1000억원 감소했다. 보통 5월에는 ‘가정의 달’ 관련 지출 등으로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같은 기간 은행과 자산운용사 수신 증가폭은 각각 2조8000억원에서 3조4000억원으로, 17조3000억원에서 21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은행 수신 중 수시입출식예금은 재정지출을 위한 지방정부 자금의 일시 유입, 기업·가계의 단기자금 운용 등으로 지난달 29조9000억원 늘었다. 4월 증가액(7000억원)의 약 43배 수준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월 말 1.01%에서 지난달 말 0.83%로 내렸다가 전날인 이달 9일 기준 0.86%로 소폭 올랐다. 4월 말 1948이었던 코스피는 지난달 말 2030, 이달 9일 2189로 빠른 상승세를 지속했다.

한은 시장총괄팀은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미국·중국 간 갈등 재부각, 주요국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한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가 이달 들어 3차 추경 관련 채권 수급 부담 등으로 소폭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