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에서 강등 위기마다 극적으로 살아남았던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올 시즌 주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공격수 케힌데(26)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확정되면서다. 예년처럼 시즌 초반 부진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일정이 짧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다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천 관계자는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케힌데가 서울 삼성병원에서 받은 2차 정밀진단 결과 1차 진단과 동일한 십자인대 파열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차 진단 이후 선수가 뛸 수 있다는 의사를 보이며 재검진을 원해 재차 타 병원에 검진을 의뢰했으나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십자인대 파열은 사실상 시즌 아웃을 의미한다.
케힌데는 지난 시즌 후반기 인천이 터키 수페르리그에서 영입한 공격자원이다. 압도적인 체격을 활용해 포스트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다. 비록 지난 시즌 1골에 그쳤지만 강등 여부가 걸려있던 시즌 막판 활약해 올 시즌 더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부상을 당한 3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경기까지 매번 선발 출장한 것도 기대를 반영한 임완섭 감독의 선택이었다.
문제는 최근 인천이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5라운드까지 인천이 가져간 승점은 개막 2경기 무승부에서 거둔 2점이 전부다. 스리백 전환 뒤 수비력에서는 나름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공격력은 언급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어려운 와중 고군분투한 주장 김호남이 넣은 2골이 득점의 전부다. 에이스 역할을 해야할 외국인 선수 무고사는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고, 이종욱 등 다른 국내 공격자원의 활약도 부족하다.
공격 부진이 이어질 경우 이어질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K리그 선수단 추가등록 기간은 25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다. 다만 케힌데 영입에 상당한 자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인천 구단 측이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천 관계자는 “임완섭 감독이 케힌데의 부상에 대처할 새 공격 옵션을 현 선수단 내에서 구상하고 있다”면서 “아직 여름 이적시장 계획을 확정한 건 없다. (새 선수 영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K리그1 다른 구단에서는 벌써 새 자원 영입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성남 FC는 이날 일본 프로축구 J리그 FC 도쿄에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나상호를 임대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공격수 모두 바로우 영입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부 챔피언십 레딩 소속인 바로우는 과거 스완지 시티에서 기성용과 같이 뛴 경험이 있다.
올해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 하나시티즌은 독일 분데스리가2 홀슈타인 킬에서 이재성과 뛰고 있는 측면 수비수 서영재를 영입하려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재는 2015년 함부르크SV와 계약하며 독일에 진출했지만 주전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승격을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투자를 한 대전이지만 아직 수비력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어 서영재의 영입으로 마지막 퍼즐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