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후 700m 쫓아간 부장검사 “기억 안난다” 발뺌

입력 2020-06-10 11:16
지난 1일 밤 부산지검 현직 부장검사 A씨가 한 여성을 뒤쫓다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던 여성 어깨에 두 손을 뻗어 만지려 하고 있다. 연합

성추행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현직 부장검사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진경찰서는 9일 오후 부산지검 부장검사 A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변호사를 대동한 A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범행 장면이 담긴 CCTV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 오후 11시20분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정역 주변 길거리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여성의 뒤로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놀란 여성이 뒤돌아보자 A씨는 뒤로 물러섰다.

A씨는 추행 후에도 여성을 700m가량 뒤따라 갔다.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들어간 패스트푸드점까지 따라 들어가 추행을 시도했다.

결국, A씨는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지난 1일 밤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한 횡단보도에서 부산지검 부장검사 A씨가 두손을 뻗어 여성 어깨를 추행하는 모습이 인근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된 모습. 연합

A씨는 범행 후 나흘간 부산지검에 정상적으로 출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추행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날에도 부산지검에 출근해 근무했다.

검찰은 5일 A씨의 성추행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되고 나서야 A씨를 업무에서 배제했다.

법무부도 그제야 검찰총장의 직무 집행정지 요청에 따라 두 달간 A씨 업무에서 배제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