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영훈국제중, 내년 일반중 전환…조희연 “서열화 부추겨”

입력 2020-06-10 11:09 수정 2020-06-10 13:22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유명 사립 특성화중학교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을 일반 학교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해당 학교들이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1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학교 의무교육단계에서 국제중학교가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지정 목적과 달리 일반 학교 위에 서열화된 학교 체제로 인식돼 이를 위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에서 사립초등학교, 특수목적고로 가는 과정 중 중학교 단계 목표가 됐다”며 “더욱이 4개 사립 국제중의 연평균 학비가 1100만원에 달하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의무교육 단계의 학생들을 분리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은 전날 이들 2개 국제중학교와 서울체육중학교 등 3개 특성화중학교를 두고 지정·운영성과 평가 심의를 거쳤다. 이 가운데 대원·영훈국제중은 특성화중 지정에서 탈락했고 서울체육중만 지정됐다. 교육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 교육격차 해소 노력이 저조하다고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에서 연간 평균 1000만원 이상의 학비를 부과함에도 ‘학생 1인당 기본적 교육활동비’ ‘사회통합 전형(기회균등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 정도’ 등에서 저조한 성과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성화중학교 운영 성과평가는 5년 주기로 진행된다. 지정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절차이며 특성화중 지정취소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지정에서 탈락한 학교들은 교육청의 판단이 부당하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이 이번에 평가 기준을 올리는 등 재지정을 않겠다는 결론을 이미 내놓고 맞춰 평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조 교육감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제중의 일반중 전환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교육청은 대원·영훈국제중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이미 2025년부터 자사고와 외고도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들 국제중 역시 지정 취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이들 학교는 내년부터 일반 중학교로 전환된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특성화중학교 학생 신분을 유지한다.

대원·영훈국제중 측은 교육부에서 지정 취소 결정이 나면 법원에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해당 처분 취소를 요청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