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찰에 의해 다친 70대 노인 사건을 두고 설정 의혹을 제기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경찰에 밀려 넘어진 버팔로 시위자는 안티파(극좌파) 선동가일 수도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4일 뉴욕주 버팔로에서 경찰에 의해 넘어진 75세 마틴 구지노 사건을 언급하며 “내가 봤는데, 그가 밀쳐진 것보다 더 세게 넘어졌다”며 “설정일 수 있다?”고 썼다.
당시 조지 플루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한 구지노는 넘어져 머리 부위에서 피가 흘렀지만 경찰은 무시한 채 지나갔다. 이후 경찰의 대응을 놓고 거센 비판 여론이 일었다.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SNS에 “나의 아버지는 권력 남용보다 더 큰 죄는 없다고 말해왔다”며 “그것이 평화로운 시위자에게 피를 흘리도록 하는 경찰관이든 음모론으로 그(경찰관)를 옹호하는 대통령이든”이라고 적었다.
앤드르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를 언급하며 “역겹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SNS에 올린 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아무런 증거도 없는 전적인 헐뜯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구지노)는 여전히 병원에 있다”면서 “예의와 인간애를 보여라”고 지적했다.
구지노는 넘어진 이후 뒤늦게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말 외에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버팔로 경찰은 구지노를 다치게 한 버팔로 경찰 기동대응팀 소속 경관 2명에게 무급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들은 2급 폭력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