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일자리 만든다는데… 5월에만 39만개 사라졌다

입력 2020-06-10 11:12

일자리가 또 없어졌다. 5월에는 39만명 이상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실업자와 실업률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5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2020년 5월 고용동향을 10일 발표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3만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2000명 감소했다. 3월(-19만5000명)과 4월(-47만6000명)에 이어 3개월째 감소다.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10월∼2010년 1월(4개월 연속) 이후 처음이다. 당시 취업자 수 감소폭이 2009년 10월 6000명, 11월 3만4000명, 12월 3만4000명, 2010년 1월 1만명 수준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다.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18만9000명), 숙박·음식점업(-18만3000명), 협회·단체, 수리·기타개인서비스업(-8만6000명), 교육서비스업(-7만명) 등에서 줄었다. 도·소매업은 12개월 연속 줄었다. 국가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제조업은 3월(-2만3000명), 4월(-4만4000명) 5월(-5만7000명) 등 3개월째 감소했다. 감소폭도 확대 추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면서도 “취업자 수 감소폭이 지난달보다 축소됐기에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는 뜻”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코로나19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의 고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40대(-18만7000명), 30대(-18만3000명), 50대(-14만명), 20대(-13만4000명)에서 취업자 수가 모두 줄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취업자가 18만3000명 감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면 60세 이상은 취업자 수가 30만2000명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는 더 악화됐다. 임금근로자가 1년 전보다 26만명 줄었다. 이는 IMF 사태 당시 1998년 5월(-116만4000명) 이후 최대폭 감소다.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50만1000명)와 일용근로자(-15만2000명)가 줄어든 반면 상용근로자(39만3000명)는 늘었다.

자영업자들은 고용원을 두지 않았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20만명 줄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1만8000명 증가했다.

단기 시간 근무자가 늘었다.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69만9000명 줄었고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2만명 늘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8.9시간으로 2.4시간 감소했다. 일시휴직자는 1년 전보다 68만5000명 늘어 102만명으로 집계됐다. 3월(160만7천명), 4월(148만5천명)에 이어 3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2%로, 지난해 동월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5월 기준으로 2010년(60.1%) 이후 10년 만의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8%로, 역시 1.3%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1.4%포인트 줄어든 42.2%로 하락 전환했다. 20대(-2.4%포인트), 30대(-1.0%포인트), 40대(-1.7%포인트), 50대(-1.7%포인트) 모두 하락했다. 반면 60세 이상(0.3%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경제활동인구는 2820만9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25만9000명 줄었다. 조사기간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었던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동월보다 55만5000명 늘어난 1654만8000명이 됐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2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3000명 늘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구직단념자도 늘었다. 5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9000명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13만3000명 늘어난 127만8000명, 실업률은 0.5%포인트 오른 4.5%를 기록했다. 실업자와 실업률 모두 같은 달 기준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년 전보다 2.4%포인트 오른 14.5%로 이 역시 같은 달 기준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였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1%포인트 오른 26.3%로, 역시 같은 달 기준 2015년 이후 최고였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