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끝판왕’ 오승환, 2442일 만에 뿌린 ‘돌직구’

입력 2020-06-10 06:00
오승환이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홈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3-4로 뒤처진 8회초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끝판왕’ 오승환(38·삼성 라이온즈)이 돌아왔다. 2442일 만에 오른 한국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마운드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 행진의 연장을 예고했다.

오승환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홈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3-4로 뒤처진 8회초에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성은 이날 3대 5로 져 중간 전적 13승 18패(승률 0.419)로 7위에 머물렀지만, 오승환의 복귀로 위안을 얻게 됐다.

오승환은 처음 상대한 키움 7번 타자 박준태에게 시속 146㎞짜리 패스트볼로 초구를 던졌지만 우익수 방향 2루타를 맞았다. 그 이후로 희생번트를 댄 김주형과 1루수 앞 땅볼을 친 김규민을 차례로 잡았고, 2사 3루에서 서건창을 볼넷으로 고른 뒤 김하성을 파울플라이로 돌려 세워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오승환은 이날 삼성 1군 선수단에 등록됐다. 지난해 8월 삼성과 연봉 6억원에 계약하고 10개월여 만이다. 과거 해외 원정도박에 따른 벌금형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72경기 출전정지 조치를 모두 이행한 이날에야 복귀하게 됐다. 2013년 10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한 뒤 2442일 만에 KBO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오승환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 마운드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2006년과 2011년에 각각 47세이브를 기록했다. 해외 진출 직전 시즌인 2013년까지 KBO리그에서 444경기에 등판해 28승 13패 11홀드 277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세이브는 KBO리그 통산 최다 기록이다.

오승환은 2014년에 일본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두 시즌 동안 80세이브를 달성했다. 2016년에 미국 메이저리그로 넘어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셋업맨과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6승 13패 45홀드 4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31을 작성했다.

삼성은 지난해 7월 콜로라도와 작별한 오승환을 메이저리그 사무국 신분 조회를 거쳐 접촉한 뒤 영입했다. 오승환이 떠났을 때 대구 시민구장이던 삼성의 ‘안방’은 2016년부터 삼성라이온즈파크로 바뀌었고, 그 사이에 ‘왕조’를 이룩했던 팀의 위상은 꺾였다. 오승환의 복귀는 삼성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