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 “코로나19, 우한서 지난해 8월 발병한 듯”

입력 2020-06-09 17:51 수정 2020-06-10 13:5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르면 지난해 8월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병했을 것이라는 새 정황이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은 우한의 병원 주차장을 촬영한 위성사진과 인터넷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8일(현지시간)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디지털 메디신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기고했다. 2018년 8월부터 우한 병원 5곳에 주차된 차량이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해 그해 12월 정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예로 2018년 10월과 2019년 9월 찍힌 우한 퉁지의학원 주차장 위성사진을 비교하면 각각 112대, 214대로 차이가 있었다. 톈여우(天佑) 병원 주차장도 2018년 10월과 2019년 10월 각각 171대, 285대로 달랐다.

연구를 이끈 존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병원 주차장이 붐빈다는 것은 당시 병원이 얼마나 바빴는지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햇다. 지난해 늦여름∼가을 우한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주장이다. 근거로 몇 년 전 중남미 지역 병원이 독감 철에 매우 바빠졌음을 들었다. 그는 “병원 주차장을 보기만 해도 독감 철을 예측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연구진은 몇 가지 정황을 더 추가했다. 우한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 시점에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감기’와 ‘설사’ 검색량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대표적인 증상이다.

(우한 AFP=연합뉴스) 열차 운행을 재개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기차역에 방호복을 입은 승객들이 도착하고 있다.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우한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중 많은 수가 설사 증세를 보였다"며 "바이두에서 설사를 검색하는 사람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으로 많이 증가했다는 데이터는 주목할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 훨씬 이전에 우한에서는 이미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 첫 번째 코로나19 공식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31일 발생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보다 훨씬 앞서 전염병이 유행했다는 정황 증거를 제시한 셈이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