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가족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원주 아파트 폭발사고 당시 아들은 흉기를 든 아버지에게 저항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내는 남편에 의해 6층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9일 뉴스1에 따르면 남편 A씨(42)는 사건 당일인 7일 오전 5시20분쯤 유류용기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귀가했다. 인화성물질 2통(20ℓ 1통, 5ℓ 1통)을 집에 가져온 것이다. 약 30분 후 A씨는 불을 붙였고, 6층 자택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었다.
사고 후 A씨와 아내 B씨(37)는 아파트 화단에서, 아들 C군(14)은 작은 방에서 발견됐다. 아내와 아들은 숨져있었고, 남편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도중 사망했다. 아들의 몸에서는 흉기로 인해 생긴 상처 3~4개가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시 아들이 아빠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변을 당했을 확률이 높다”고 뉴스1에 말했다. 아들의 손과 팔 등에 있는 자상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B씨 역시 남편에 의해 강제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B씨가 남편에 의해 먼저 숨을 거둔 것인지, 의식만 없는 상태로 추락한 후 사망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당시 폭발소리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은 도착 직후 A씨와 눈을 마주쳤다고 진술했다. 소방관은 “눈을 마주친 후 A씨는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아내와 6층에서 뛰어내렸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내가 의식이 있었다면 저항했을 텐데, 저항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아내의 목과 몸에도 6~7곳 찔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지난 1일부로 이혼한 사이였다. 두 사람은 성격 차이 등의 이유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B씨와 C군에 대한 최종 부검결과는 15~30일 정도 후에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