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최고 경제 이론가로 꼽히는 왕젠(王建·65)이 “중국은 이제 내수로 눈을 돌릴 때”라고 조언했다. 왕젠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 거시경제학회에서 주임을 맡고 있다.
왕 주임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공급망과 역외 수요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장을 추산하기 어렵다”면서 “중국은 가능한 내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대국도 자국의 국내 시장에 의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중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36.04%로 정점을 찍었다. 왕 주임은 “중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 모델은 특정 시기에만 지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자국 및 동맹국의 경제를 중국 경제와 분리하려 하기 때문에 중국은 미래 발전을 위해 스스로에 의존하는 것이 점점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내수 발전을 위해 왕 주임은 농촌과 농민공들을 도시 소비자로 전환하기 위한 도시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왕 주임은 1988년 관영 경제일보에 글을 기고하고 중국이 세계 제조업 허브로서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품을 수입, 값싼 노동력으로 완제품을 만들어 선진국으로 수출함으로써 제조업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이같은 수출 주도형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오늘날 중국은 미국에 이은 제2 경제대국이 됐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