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 격화로 지하벙커에 피신했다는 보도에 “점검하러 잠깐 갔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은 비밀경호국(SS)의 권유로 피신한 것이라는 상반된 설명을 내놨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이 너무 나빠, 비밀경호국이 대통령에게 지하 벙커로 갈 것을 권유했다”며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의 주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CNN 방송 등은 백악관 주변까지 조지 플루이드 사망에 분노한 시위대가 다가온 2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이 지하 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로 이동해 1시간가량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네티즌들은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벙커 소년” 등으로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지난 3일 폭스 뉴스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해당 보도에 대해 “오보다. 아주 잠깐 갔고 (피신보다는) 점검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바 장관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세인트존스 교회에 방문할 수 있도록 최루탄과 고무탄을 동원해 강제 해산한 일을 두고 “극도로 폭력적인 시위가 3일 동안 백악관 바로 맞은편에서 벌어진 데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 장관은 당시 시위대를 강제 해산토록 결정한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