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을 할머니와 국민 품으로 되돌려 주세요”

입력 2020-06-09 13:24

경기 광주시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의 후원금 운용 문제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부 고발 직원들이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냈다.

내부 고발 직원 7명을 대표하는 김대월 학예실장은 9일 ‘나눔의 집을 할머니와 국민 품으로 되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올렸다.

김 학예실장은 청원에서 “나눔의 집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은 기부금품법에 따른 등록도 없이 20년 넘게 118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집했고, 정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목적사업을 삭제한 이후에도 후원금을 모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눔의 집 법인이 무법천지일 수 있었던 것은 관리·감독 기관인 광주시와 경기도 그리고 수사기관 방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들 기관은 증명 책임을 제보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공무원들 직무에 대해서도 면밀한 조사를 해 관련자를 처벌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학예실장은 “법인 이사진은 모든 책임을 시설의 운영진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나눔의 집 사태에 가장 책임이 있는 자들이 반성도 없이 이 사태가 조용해지기만을 기다려 다시 후원금의 주인행세를 하는 없도록 해 달라”고 했다.

앞서 김 학예실장 등 직원 7명은 나눔의 집 운영진이 막대한 후원금을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현금과 부동산으로 적립해 노인 요양사업에 사용하려 한다며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경기도와 광주시가 특별점검을 벌여 후원금 부적정 사용과 법률 미준수 부분을 확인했다. 이들은 또 나눔의 집 시설장인 안신권 소장과 전 사무국장을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해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나눔의 집 법인은 지난 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안 소장에 대해 사직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내부 고발 직원들은 꼬리 자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1992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에는 현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5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94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