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유료결제 7000건↑ 수익 한계 과제

입력 2020-06-09 12:54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 주최 측 제공


국내외 영화제 최초 온라인 형식 개최로 화제를 모은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7000여건의 온라인 상영 유료 결제가 이뤄졌다. 이익을 거두기 어려워 기피되는 온라인 방식 영화제에 일정 정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지만, 아직 오프라인 영화제와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축제가 시작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열흘간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상영회가 열린 OTT 웨이브에서 이뤄진 유료 결제는 총 7048건이었다.

이번 온라인 상영회에는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상영작 180편 중 97편이 참여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상 개최가 어려워지자 ‘무관객’ 개최 방침을 정하고 국내 OTT인 웨이브와 손잡고 온라인 상영회를 열었다. 콘텐츠 대부분이 개봉 예정작임을 고려해 장편영화와 한국 단편영화(묶음 상영)는 각각 7000원, 해외 단편영화(1편)는 2000원에 제공됐으며, 오프라인 영화제에는 제작진 등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관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날은 온라인 상영 마지막 날일 6일로 나타났다. 첫날 900여건의 유료 결제로 시작해 평일에는 평균 400~500건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날에는 1500건을 웃도는 결제가 이뤄졌다. 주목은 한국영화에 쏠렸다. 7048건의 유료 결제 작품 중 한국 영화가 4386건을 차지해 전체의 62.2%를 차지했다. 해외영화 중에서는 세계 화제작들을 소개하는 ‘월드시네마’(극영화·다큐멘터리)가 14.3%로 큰 비중을 나타냈다.

이번 영화제의 경우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축제가 열렸던 기존 행사처럼 상영작마다 관객 동원 수가 집계되지 않아 상영작 결제 수를 흥행의 척도로 삼을 수밖에 없다. 최초로 시도된 행사 방식으로 인지도가 낮았음을 고려했을 때 7000여건의 유료 결제 수는 의미가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최를 고민 중인 다른 영화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오프라인 행사와 비교하기는 어려운 수익인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5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열렸던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관객 수는 총 8만59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매진율도 55%(총 상영 수 697회 중 390회차 매진)로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단순 관객 수만 비교하더라도 수익이 수배 이상의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으로만 콘텐츠가 공개된다는 특성상 영화제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인 ‘필름 마켓’의 역할을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온라인 방식 영화제에게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다만 예매 경쟁 없이 영화를 원하는 시간대에 관람할 수 있다는 건 온라인 방식 영화제만의 장점이었다. 지난해 축제에서는 기대작들이 예매 시작 수 분 만에 매진되곤 했다. 전진수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전주국제영화제는 국내에서 열린 ‘최초 온라인 영화제’라는 데 먼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영화제 개최·폐막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번지지 않았다는 것도 소기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며 “관객이 빠진 영화제여서 아쉽기는 하다. 장기 상영회 일정을 이른 시일 내에 잡겠다”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이제 장기 상영회 준비에 돌입한다. 당초 6월 9일부터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일정을 재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장기 상영회는 9월 2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