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원점 재검토하자”

입력 2020-06-09 14:31
(영종도=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인천공항 1터미널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눈에 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입장을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밝혔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채권단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현산이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거래종료일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앞서 산은은 현산에 “6월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고사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 재협상을 못할 것도 없다는 기류도 채권단 내부에 있다. 다만 현산 측이 어떤 부분에서 재협의할 것인지를 요청한 바도 없다.

우선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대출금을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함께 갚기로 한 조건을 변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출 만기 연장을 요구할 수도 있다. 영구채 5000억원의 출자 전환 문제도 재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출자 전환 요청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모습이다. 그만큼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산 측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주식매매계약(SPA) 당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구주 인수 가격은 주당 4700원이었다.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사아나항공 주가는 3월 19일 한때 227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