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체포하시죠?” 신입 경관은 그를 3번 말렸다.

입력 2020-06-09 10:35
출동 현장에서 과잉 제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사망에 이르게 한 백인 데릭 조빈 전 경찰관. 당시 그는 무릎으로 약 9분간 플로이드의 목을 졸랐다. AFP 연합뉴스

전세계적인 흑인 인권운동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살인 혐의를 받는 백인 경찰이 체포 당시 신입 경찰의 거듭된 만류에도 흑인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주장은 피소된 신입 경찰의 변호사로부터 나왔다.

9일(현지시간) 변호인 얼 그레이는 살인방조혐의로 기소된 그의 의뢰인 전직 경찰관 토마스 레인은 죄가 없다고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당시 출동 현장에서 레인은 오히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구하려고 노력했다는 주장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연루된 4명의 전직 경찰관. 왼쪽부터 데릭 쇼빈, 알렉산더 쿠엥, 토머스 레인, 투 타오. 이 중 레인의 변호인은 의뢰인이 조빈의 살인행위를 3차례나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ABC뉴스 캡처

사건 당시 레인은 플로이드의 목덜미를 무릎으로 누르고 있던 조빈에게 “이제 그를 체포할까요?”(Shall we roll him over)라고 3번이나 거듭 물었지만 거절당했다고 그레이 변호사는 밝혔다

레인은 당시 4일차 신입 경관으로, 20년차 베테랑인 조빈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출동한 구급차에 플로이드가 실리자마자 레인도 뛰어올라가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그레이는 덧붙였다.

그레이 변호사는 “내 의뢰인은 그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했다”면서 “그는 상사인 조빈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그레이는 의뢰인은 무죄라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미네소타주 백인 경찰관인 데릭 조빈의 무리한 제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루이드의 죽음은 미국 전역과 전세계에서 인권운동을 촉발시켰다.

검찰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9분 가까이 조른 데릭 조빈에 대해서 2급살인,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함께 출동한 3명의 경찰관들은 2급살인 방조혐의, 살인 방조혐의로 기소됐다.

문제가 된 4명의 경찰관은 모두 해고됐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