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흑인 마지막 추도식날, 백악관 “최루탄 발사 후회없다”

입력 2020-06-09 10:33
1일(현지시간) 경찰이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흑인 사망 항의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최루탄으로 제압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이 촉발한 분노가 전 세계로 확산된 가운데 백악관이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를 해산한 최근 대응에 대해 “후회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백악관이 언급한 시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행원들을 대동한 채 인근 교회에서 인증사진을 남긴 그날 벌어진 일을 지칭한다.

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당시 시위 해산을 두고 “후회 없다”(No Regrets)는 입장을 밝히며 “해당 결정 중 많은 부분은 백악관이 내린 게 아니다. 시위대 해산 결정을 내린 사람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월요일(1일) 저녁 국립공원경찰대(USPP) 역시 라파예트 광장 내 폭력 사태를 보고 독립적으로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지난 1일 미 경찰은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에게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고, 강제로 집회를 해산시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10분가량 회견문을 읽은 뒤 야외 회견장인 로즈가든에서 퇴장했지만, 회견 직전 라파예트 공원 쪽에서 최루탄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회견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 참모들과 함께 라파예트 공원 건너편의 세인트 존스 교회 앞까지 걸어가 성경을 손에 쥔 채 포즈까지 취했다. 교회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가기 위해 백악관 북측 라파예트 공원을 지나고 있다. 공원 벽에는 흑인사망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남긴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쳐다보고 있다. UPI 연합뉴스

하지만 매커내니 대변인은 당시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그들이 경찰을 향해 물건을 던졌고, 해산 전 3번 경고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의 결정을 옹호한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해당 시위가 일어나기 전날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화재가 발생한 점, 한 시위자가 인도에서 시멘트 조각을 도려내는 모습이 담긴 영상 등을 말하며 평화 집회와 함께 폭력 시위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바 법무장관도 전날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지난 1일 시위대는 평화적이지 않았고, 경찰 행동은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위대 해산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인트존스 교회 방문과는 무관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