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이 촉발한 분노가 전 세계로 확산된 가운데 백악관이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를 해산한 최근 대응에 대해 “후회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백악관이 언급한 시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행원들을 대동한 채 인근 교회에서 인증사진을 남긴 그날 벌어진 일을 지칭한다.
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당시 시위 해산을 두고 “후회 없다”(No Regrets)는 입장을 밝히며 “해당 결정 중 많은 부분은 백악관이 내린 게 아니다. 시위대 해산 결정을 내린 사람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월요일(1일) 저녁 국립공원경찰대(USPP) 역시 라파예트 광장 내 폭력 사태를 보고 독립적으로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미 경찰은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에게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고, 강제로 집회를 해산시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10분가량 회견문을 읽은 뒤 야외 회견장인 로즈가든에서 퇴장했지만, 회견 직전 라파예트 공원 쪽에서 최루탄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회견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 참모들과 함께 라파예트 공원 건너편의 세인트 존스 교회 앞까지 걸어가 성경을 손에 쥔 채 포즈까지 취했다. 교회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매커내니 대변인은 당시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그들이 경찰을 향해 물건을 던졌고, 해산 전 3번 경고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의 결정을 옹호한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해당 시위가 일어나기 전날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화재가 발생한 점, 한 시위자가 인도에서 시멘트 조각을 도려내는 모습이 담긴 영상 등을 말하며 평화 집회와 함께 폭력 시위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 법무장관도 전날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지난 1일 시위대는 평화적이지 않았고, 경찰 행동은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위대 해산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인트존스 교회 방문과는 무관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