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엄마 몸에 흉기 자국… 원주 일가족 참사 CCTV 보니

입력 2020-06-09 09:01 수정 2020-06-09 17:28

7일 강원도 원주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폭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숨졌다. 이중 부부는 화재 직후 아파트 1층 화단으로 떨어져 사망했고, 10대 아들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7일 오전 5시51분쯤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원주의 한 아파트 6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아파트 내부 112㎡ 중 33㎡를 태운 뒤 소방대원 등에 의해 진화됐다.

불이 꺼진 집 안에는 중학생인 A군(14)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전신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A군의 어머니 B씨(37)씨와 아버지 C씨(42)는 아파트 1층 화단으로 떨어진 채 발견됐다. B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C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 오후 1시30분쯤 사망했다. 경찰은 “불이 난 아파트 베란다에서 남녀가 함께 화단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파트 CCTV를 확보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분석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1시쯤 남편 C씨가, 오전 5시30분쯤 아내 B씨가 각각 귀가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폭발음이 나기 30여분 전 남편 C씨가 아파트 밖으로 나온 뒤 유류 용기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확인했다. 경찰은 집 안방과 작은 방에서 인화 물질과 유류 용기 등을 발견했다.

B씨와 C씨는 이혼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A군과 B씨의 신체에서 화상과 함께 흉기에 의한 상처가 발견됨에 따라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일가족에 대해 부검을 할 방침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