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기약 없는 MLB…KBO ‘역대급’ 외국인 선수 기회?

입력 2020-06-09 06:46
최근 KBO 이적설이 제기됐던 MLB 투수 맷 하비.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이 사실상 기약 없어지면서 일부 MLB 선수가 리그가 재개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 이적에 관심을 보인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진지하게 다루기에는 대부분이 확인되지 않은 설에 불과하지만 실제 MLB 개막이 추가 연기되거나 취소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스포츠 전문 라디오방송 WFAN은 8일(현지시간) 자유계약(FA) 신분인 MLB 올스타 출신인 우완 선발 맷 하비(31)가 과거 자신이 뛰었던 MLB 구단 뉴욕 메츠와 계약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비는 최근 KBO 구단 중 하나에게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하비 역시 자신의 경력을 되살리기 위해 필사적이기 때문에 한국 이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설명이었다.

이 와중에 MLB 개막 가능성은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지난주 MLB 구단주들과 선수노조 사이 협상이 사실상 어그러지면서 가장 유력했던 다음달 4일 개막안이 무산됐다. MLB 구단들은 ‘수익 공유제’를 제안하면서 사실상 선수들의 임금삭감을 제시했고 선수들은 임금삭감 대신 지급연기를 주장하면서 대립했다.

선수노조 측에서는 114경기 안을 제시했지만 현재로서는 이마저 가능성이 사라졌다. 디애슬레틱은 구단주들이 기존 경기수를 3분의 1 이상 줄인 48경기 혹은 50경기까지 짜리 시즌 개막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만일 다음달 안에 리그가 시작하지 않는다면 80경기를 치르는 것조차 불가능할 수 있다.

경기당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MLB 선수들로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는 안이다. 만일 MLB 측이 축소된 일정을 강행한다면 선수노조가 시즌 보이콧 등 더욱 강경한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구단과 리그가 감수해야 하는 손해도 막심하다. 양측이 일종의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MLB에서도 명성이 상당한 하비의 KBO 이적설이 제기된 건 MLB 시즌 개막 가능성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한때 MLB 최고의 투수 중 하나로 각광받았지만 이미 마이너리그까지 내려간 상태에서 FA시장에 풀린 하비로서는 소속팀이 없는 상황을 인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스포츠정보 웹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8일 현재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등의 FA 선수 중 계약할 팀을 찾지 못한 선수는 150명 이상이다.

WFAN은 “하비의 경우 어떤 팀에서든 자신의 커리어를 어떻게든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그럴 경우 최고의 선택지는 결국 KBO가 될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