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수양딸 곽모씨가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한 모친을 향한 일부 비판 여론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곽씨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의혹을)를 밝혀보자는 사람이 문제인가. (이 할머니가) 어떻게 토왜(토착왜구)가 되고 살인(자)이 되나”라며 “고인이 된 사람을 진짜 욕보이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라”고 일갈했다.
앞서 정의연 이사장 시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일했던 정의연 마포 쉼터(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씨가 지난 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손씨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건 이후 일부 친여 성향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에 손씨 죽음을 이 할머니 탓으로 돌리는 글들을 다수 게재했다.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을 폭로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을 직접 겨냥한 이 할머니는 이번 사태 초기부터 일부 민주당 당원들로부터 집요한 공격을 받아 왔다. 몇몇 네티즌들은 이 할머니에게 ‘친일파’ ‘매국노’ ‘토착왜구’ 등의 혐오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같은 댓글이 남겨진 게시물을 공유하며 “민주당 수준이 충격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정의연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 특히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역사”라며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 피해자 할머니의 존엄과 명예까지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