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안팎에서 ‘6월’은 영화계 향방을 결정지을 달로 꼽힌다. 6월 관객 수 회복세가 두드러지지 않으면 7~8월 텐트폴(성수기 대작) 영화들에도 연쇄적 피해가 불가피해서다. 다행히 숨죽였던 극장가가 점차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하나둘 개봉하는 신작에 관한 관심과 관객을 불러모으려는 정부·영화관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6∼7일)간 극장을 찾은 관객은 31만7037명이었다. 전주의 15만2284명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스코어다. 관객 수 회복 끌차는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침입자’였다. ‘침입자’는 개봉부터 7일까지 28만8848명을 동원했고, 7일 하루에만 8만9150명을 불러모았다.
물론 지난해 6월 8∼9일 관객 수(235만5508명)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관객 수이지만, 최근 코로나19가 다시금 유행 조짐인 상황을 고려하면 의미가 상당하다. 한 영화관계자는 “‘침입자’로 인한 관객 수 반등은 극장가 관객 기근 해소를 위한 요점 중 하나가 신작 재개봉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영화관이 수익을 관계 분야로 분배하는 국내 영화 생태계 구조상 극장 관객이 많아져야 투자·배급사, 제작사, 창작자 등도 숨통을 틔울 수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돼 관객 수가 조금씩 반등한다면 텐트폴 영화들이 개봉하는 여름 성수기쯤에는 재기를 노릴 수 있을 거라는 게 영화계 안팎의 전망이다.
관객 수 회복세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는 개성 넘치는 신작들 여럿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다. 당장 오는 10일에는 신혜선 배종옥 주연 영화 ‘결백’이 개봉한다. 18일에는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인 조진웅 주연 ‘사라진 시간’이, 24일에는 유아인 박신혜 주연 ‘#살아있다’가 선보인다. 최근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뽑혀 화제를 모은 연상호 감독의 ‘반도’ 등도 7월 중 개봉을 확정지었다.
정부가 꺼내든 반값 할인권 정책도 얼마간 효과를 보이는 듯하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극장에서 다시, 봄’ 영화 캠페인의 하나로 ‘침입자’ 개봉일에 맞춰 지난 목~일요일(4~7일) 6000원 할인권 지급을 시작했다. 특히 5~7일 사흘간 40만1815명의 관객이 극장을 다녀갔는데, 이는 전주 19만286명 대비 111%가 증가한 스코어였다. 영진위는 시작일로부터 3주에 걸쳐 할인권을 지속 배포할 예정이다.
영화관들이 꺼내든 카드는 ‘방역’과 ‘정부 할인 연동 혜택’이다. CGV는 상영관에 입장하는 관람객의 체온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하는 ‘스마트 패스’를 최근 전국 115개 직영점에 도입했다. 열 감지 카메라 등을 활용한 이 스마트 패스 시스템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마스크가 턱이나 입에만 걸쳐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해 주세요’라는 문구를 안내하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뒤 재확인을 받도록 유도한다. 체온이 37.5도 이상일 경우에도 재측정과 함께 환불조치 및 입장 제한 등 조치가 취해진다.
메가박스는 이달부터 ‘안심더하기(띄어앉기)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홀수 열 좌석 예매가 제한되는 한 줄씩 띄어 앉기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징검다리 띄어 앉기 형태로 좌석 예매를 할 수 있어 관객 간 좌우 간격을 둘 수 있다. 롯데시네마도 매일 2회 이상 영화관 방역 등 조치를 포함해 상영관 입장 시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 할인권 정책과 연동되는 이벤트들도 준비됐다. 메가박스는 오는 21일까지 프리미엄관 및 기술특별관을 1만원에 관람할 수 있는 ‘만원의 행복’ 이벤트를 선보인다. 사운드 특별관 MX와 더불어 ‘더 부티크’ ‘더 부티크 스위트’ ‘더 퍼스트 클럽’ 등의 프리미엄 특별관이 대상이다. 영진위의 할인권 중복 적용과 제휴사 중복 할인이 가능해 최대 94% 할인된 2000원에 특별관을 경험할 수 있다. 롯데시네마는 영진위 할인권을 적용 후 잔여 금액을 엘페이로 결제할 때 결제 금액의 50%를 엘포인트로 다시 돌려주는 엘페이 페이백 이벤트를 마련했다. 주당 선착순 5000명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적립금으로는 예매 티켓당 최대 3000포인트가 지급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