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하이난(海南) 섬을 홍콩과 필적하는 세계적 수준의 자유무역 지대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8일 베이징 국무원 신문판공실 청사에서 진행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 합동 브리핑에서 이같이 논의됐다.
류츠구이(劉賜貴) 하이난성 당서기는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 자유무역항”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거나 이념적으로 사회주의 제도를 파괴하려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하이난 자유무역항이 밀수 도박 성매매 마약을 엄격히 규제한다고 덧붙였다.
류 서기는 하이난 내 경마 등 사행성 산업 허용에 선을 그었다. 향후 홍콩을 떠난 외부 자본과 인력이 대규모로 하이난을 향하더라도 사회주의 가치를 흔드는 사상적 누수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류 서기는 “철저한 관리가 바탕이 돼야만 문을 열 수 있는 것”이라며 “각종 위험을 철저히 관리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중국 당국의 공식적 입장은 기존 중국 대외 개방 창구였던 홍콩과 새 개방 창구인 하이난이 ‘상호 보완적’ 관계를 지닌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에 속도를 낼 것도 확실하다. 선샤오밍(沈曉明) 하이난성 성장은 “생산 원부자재, 교통수단, 하이난 주민의 소비품에는 먼저 관세 면제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요트와 오락 설비 수입도 각각 38%, 20%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지난 1일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50년까지 하이난섬을 세계적 영향력 있는 자유무역항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항운 통신 비즈니스 금융 의료 교육 문화 체육 등 다방면에서 국가적 차원의 건설이 있을 전망이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