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분이 책임? 인간에 대한 예우 있나” 남인순 일갈

입력 2020-06-08 15:37
미래통합당 위안부 피해자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곽상도 의원(왼쪽 사진)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시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8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 사망과 관련해 “검찰의 급작스런 수사와 언론의 무분별한 취재경쟁으로 인한 고인의 불안과 고통을 가늠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남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갑작스럽게 고인이 된 위안부 생존자 쉼터 소장님의 명복을 빈다. 지난 10년간 할머니들의 건강과 안위를 우선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발이 돼준 고인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와중에 검찰은 (고인을) 조사한 적이 없다고 변명부터 하기 전에 인권운동이 갈기갈기 분해당하는 현실 앞에서 죽음을 택한 고인이 어떤 심정이었을지 헤아려보길 바란다. 쉼터만큼은 (자료를) 임의제출하기로 했음에도 압수수색을 한 검찰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을 겨냥해선 “정쟁을 일삼는 곽 의원은 과연 인간에 대한 예우가 있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고인의 비통한 죽음을 (윤미향 의원 대신) 엉뚱한 분이 책임졌다며 민주당이 책임지라니 기가 차다. 죽음을 책임을 진 것이라 표현한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힐난했다.

통합당 위안부 피해자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곽 의원은 전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윤미향 의원 대신 엉뚱한 분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 같아 안타깝다. 윤 의원과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남 탓하지 말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얘기한 바 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계자들과 함께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남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고인에 대한 불필요한 관심과 억측, 악플을 멈춰 달라”면서 “평화의 우리집(에 있는) 길원옥 할머니의 건강과 안위가 걱정된다. 부디 협조해 달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6일 오후 10시35분쯤 주거지인 경기 파주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나오지 않았으며, 외부인 출입 흔적도 없었다. 경찰은 주거지 주변 CCTV에 사망 추정 시간 전 A씨가 홀로 귀가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던 것으로 보아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최근 “검찰 압수수색 이후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는 말을 주변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의 부실 회계 의혹 등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