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엄벌” 10년 스토킹→살해 ‘식당 여주인’ 아들 호소

입력 2020-06-08 14:29
'창원 식당 여주인 살인사건' 관련 채널A 보도화면 캡처

지난달 초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여주인이 살인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아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창원 식당 여주인 살인사건 피해자의 아들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사건이 벌어져 유가족들은 분노하고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가 왜 우리 곁을 떠나셔야 했는지 한스러운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창원 식당 여주인 살인사건’은 지난달 4일 오전 9시51분쯤 창원시 의창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식당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손님 B씨(43·남)가 흉기로 고깃집 주인 C씨(60·여)를 수차례 찔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당시 B씨는 경찰에 “내가 단골손님인데, 다른 손님들과 다르게 차별하고 냉랭하게 대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휴대폰 포렌식 분석 결과 그는 C씨를 10년 가까이 스토킹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살인 혐의로 구속된 B씨는 오는 11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A씨는 “40대 건장한 남성이 60대인 여성의 복부와 폐, 심장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극악무도한 이 사건의 피해자가 세상에서 하나뿐인,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제 어머니”라면서 “가해자는 전과도 없고, 정신과 병력도 없으며 술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다고 한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손님들보다 자신을 홀대한다고 느껴’ 살해를 결심했다고 한다.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렇게 잔인한 일을 꾸밀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다 보니 어머니 핸드폰에서 가해자가 2020년 2월 9일부터 4월 30일까지 약 100여통의 전화를 걸었던 통화기록을 발견했다”며 “참다못해 수신거절까지 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남성은 새벽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셀 수도 없는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어 “전문업체에 맡겨 어머니 폰을 포렌식 분석을 해봤더니 ‘여시같이 하지마라’ ‘다른 손님들이 돈이 얼마나 많으면 그렇게 대우를 하냐’ ‘내 전화 끊지마라. 마음 아프다’ ‘사랑한다’ 등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보냈다. 아버지와 저, 동생이 있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왜 이런 식으로 어머니를 몰아세웠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씨는 피의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사건 이후 저희 가족은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는 반면, 가해자와 가해자의 가족은 일언반구 사과의 말이 없다”며 “가해자는 반성의 기미 없이 형량을 줄여보겠다고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여 감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더 가슴 아픈 건, (사건 당일인) 5월 4일 9시50분쯤 사고가 발생한 후 9시53분에 어머니께서 직접 112에 신고를 한 통화내역이 있다. 얼마나 힘드셨을지, 얼마나 무섭고 두려우셨을지, 그 당시를 생각하면 치밀어오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A씨는 “어머니를 앗아가 놓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사회로 돌아올 가해자를 용서할 수 없다”며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법이 없다. 상대방을 이성적으로 생각해 일방적으로 피해자로 몰아세우는 이런 악질적인 스토킹 범죄는 또 생겨날 것”이라며 청원 동참을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8400명에 달하는 인원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 마감일은 오는 7월 8일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