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서울 한복판에 무릎꿇은 시민들…침묵의 흑인 추모 시위

입력 2020-06-08 13:44
'조지 플로이드 사건' 추모시위 참가자들이 6일 서울 청계천 한빛공원에서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며 인종차별 반대를 의미하는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분노가 전 세계로 퍼지는 가운데 서울에서도 처음으로 추모 시위가 열렸다.

6일 오후 4시쯤 서울 명동역 5번 출구 앞에는 플로이드 사망을 추모하는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100여명이 모였다. 이날 시위에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다수 참여했다.

시위 참가자들이 6일 서울 명동에서 출발해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숨을 쉴 수 없어'라는 문구가 적힌 검정마스크와 피켓 등을 들고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침묵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위 참가자들이 6일 서울 명동에서 출발해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숨을 쉴 수 없어'라는 문구가 적힌 검정마스크와 피켓 등을 들고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침묵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연합뉴스

참가자들은 대부분 위아래로 검은색 복장을 맞춰 입었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일부는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썼다. 이들은 제각각 ‘I can't breathe(숨을 쉴 수 없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Rest in Peace(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시위 참가자들이 6일 서울 명동에서 출발해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숨을 쉴 수 없어'라는 문구가 적힌 검정마스크와 피켓 등을 들고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침묵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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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는 명동역 5번 출구 앞 밀리오레에서 시작해 회현로터리를 거쳐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이어졌다. ‘침묵·평화행진’ 방식으로 진행된 시위였기에 참가자들은 손팻말을 들고 침묵을 지키며 행진을 이어갔지만 한쪽에서는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는 구호가 잠시 울려 퍼지기도 했다.

시위 참가자들이 6일 서울 청계천 한빛공원에서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며 인종차별 반대를 의미하는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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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쯤 출발해 오후 4시30분쯤 청계천 한빛공원 광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거리를 두고 서서 하나둘 무릎을 꿇었다. 참가자들은 한쪽 무릎을 꿇는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했다. 이들은 약 2분간 무릎을 꿇고 눈을 감은 채 인종차별로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위 참가자가 6일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인종차별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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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조지 플로이드 국내 추모행진을 최초로 제안한 심지훈씨(34)는 “미국 내 인종차별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다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만큼 연대해야 할 문제”라며 “부족하지만 돌아가신 조지 플로이드와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전 세계 모든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이날 밝혔다.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강압 체포로 인해 숨진 흑인 남성이다. 비무장 상태였던 그는 무릎으로 목을 짓누르는 데릭의 가혹 행위에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다가 결국 사망했다. 그의 사망 이후 미국 전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