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시위현장 청소한 뉴욕의 흑인 고3에게 일어난 기적

입력 2020-06-08 11:34
CNN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인종 차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미국에서 홀로 시위 현장을 청소한 흑인 학생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CNN은 고등학교 3학년인 안토니오 그웬 주니어(18)가 시위가 일어난 뉴욕 버펄로의 베일리 애비뉴에서 홀로 쓰레기를 치우다 기적 같은 일을 경험하게 됐다고 7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웬은 고향인 뉴욕 버펄로의 베일리 애비뉴가 시위로 인해 유리조각과 쓰레기로 뒤덮인 것을 보고 빗자루를 들고 혼자 거리로 나섰다.

쓰레기봉투를 사 들고 새벽 2시에 시작된 그웬의 거리 청소는 10시간 동안 계속됐다. 뒤늦게 청소를 하기 위해서 이웃들이 왔을 때는 이미 그웬이 청소를 대부분 끝낸 상태였다.

그웬의 조용한 선행은 이웃들에 의해 금세 알려졌고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매체를 통해 그웬의 선행을 접한 매트 블록씨가 자신이 아끼는 2004년 빨간색 무스탕 컨버터블을 그웬에게 선물한 것이다. 그는 이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웬이 페이스북에서 어떤 차를 살지 조언을 구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나도 젊을 때 아끼던 차이지만 지금은 가끔 타고 있어서 그웬에게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그웬의 어머니도 빨간 무스탕을 몰았다고 한다. 그웬은 “자동차를 주겠다고 했을 때, 너무 감사하고 또 놀라서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블록의 선행은 또 다른 선행을 이끌었다. 현지 사업가 밥 브리클랜드는 보험사를 통해 해당 차량의 자동차보험 무료 가입 기간을 1년 연장해주기로 했다. 브리클랜드는 “도시 전체가 힘을 모아, 우리가 사는 이곳에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많은지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웬을 향한 이어진 선행은 그웬이 앞으로 다니게 될 대학에도 전해졌다. 고교 졸업 후 올가을부터 다니게 될 대학 등록금을 모아야 할 처지였던 그웬에게 버펄로의 메다일 컬리지는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CNN은 “그웬의 장래 희망 중 하나는 청소 사업”이라면서 “그웬이 자신의 선행으로 인정받은 건 처음이지만 선행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교회 등에서 수년간 자원봉사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CNN에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혜수 객원기자